감각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영미 작가가 오는 4월 26일부터 서울 구구갤러리에서 개인전 ‘Between the Circle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지속적인 예술 탐구의 연장선상에서, ‘사이(between)’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원(Circle)의 세계를 넘어선 내면의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김영미 작가는 회화적 표현과 조각적 감각이 결합된 독특한 작업 방식을 선보여왔다. 캔버스를 조각하듯 긁고 파내는 그의 방식은 일종의 ‘회화적 조각’에 가까우며, 이번 전시에서도 그러한 작업들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굵고 거친 선의 질감과 세밀한 실선의 조화는 캔버스 위에 또 다른 차원의 시공간을 펼쳐놓는다.

전시 제목인 'Between the Circles'는 원과 원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간극 속에서 존재하는 감정과 긴장을 표현한 것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관계의 미학'을 이야기한다. 과감한 색채 사용과 자유로운 원의 중첩은 복잡한 인간관계, 삶의 궤적, 그리고 내면의 흔들림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김영미 작가의 색채 실험이다. 검정 배경 위에 폭발하듯 등장하는 노란색, 강렬한 붉은 원형 구조, 깊이를 더한 녹색과 흑백의 대비는 감상자에게 시각적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작품 속에서 원형은 단지 기하학적 형태가 아닌, 우주적 질서와 생명력, 혹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상징하는 도상으로 재해석된다.

김영미 작가는 “원은 시작과 끝이 없고, 반복과 순환을 담고 있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단면이며, 나의 작업은 그 사이에 대한 성찰”이라고 밝혔다.

구자민 구구갤러리 대표는 “김영미 작가는 늘 시대를 꿰뚫는 감각을 선보이는 작가다. 그의 ‘Between the Circles’는 미술을 넘어선 철학적 질문이자 시각적 사유의 장”이라며 “작지만 단단한 예술 세계를 지닌 김영미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관계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시는 4월 26일 오후 4시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약 3주간 이어지며, 갤러리 측은 관람객을 위한 해설 프로그램 및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준비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작품 구매 문의는 갤러리 측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