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작가가 선보이는 제42회 개인전 ‘UTOMOS – 그 바다 그 물결’이 4월 22일부터 5월 12일까지 갤러리미래(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33)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의 지난 작업 여정을 응축한 ‘유토모스(UTOMOS)’ 연작의 결정판으로, 생명의 기원과 존재의 본질을 회화적으로 탐구한 대작들을 선보인다.

유토모스(UTOMOS)’는 유토피아(Utopia)와 코스모스(Cosmos)의 합성어로,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성과 우주적 질서, 그리고 그 이면의 에너지 흐름을 물고기라는 상징으로 형상화한다. 화담 작가에게 물고기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꿈을 먹고 자라는 존재’이며, 동시에 인간의 내면과 생명의 순환을 은유하는 존재다.

화폭 속에 반복되는 물고기 형상의 흔적은 마치 바다를 유영하는 수천의 생명처럼 율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수많은 작은 붓터치들이 응축되어 거대한 형상을 이루며, 관람자로 하여금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았을 때 전체의 에너지 파동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이러한 표현은 단지 시각적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관객 스스로가 존재의 중심과 조우하게 만드는 통찰적 계기를 제공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통영의 바다를 기억하며, 그곳에서 받은 감각적 자양분을 삶 전체에 걸쳐 변주해왔다. 이번 전시의 주요 화두 또한 ‘회귀’와 ‘귀소성’이다. 그는 말한다. “모든 생명은 다시 그 바다로 돌아간다. 엄마의 자궁, 곧 태초의 바다에서 우리는 가장 평온했다. 그 시원의 물결을 향한 유영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이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화면의 중심을 향해 모여드는 듯한 ‘내향의 흐름’, 또는 바깥을 향해 퍼져나가는 ‘확산의 흐름’으로 나뉜다. 이는 인간 존재가 가진 ‘자기 탐색’과 ‘세계 확장’이라는 이중적 충동을 시각화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 ‘Utomos2507’(2025)은 금색의 물고기 형상들이 둥근 항아리 형태를 이루며 하나의 우주를 구현하고, 그 안에 또 다른 우주의 형상(산과 달)이 담겨 있어 관람객에게 ‘내 안의 바다’라는 개념을 환기시킨다.

화담은 2020년 이후 유토모스 연작을 중심으로 국내외 아트페어 및 초대전을 활발히 이어 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단지 ‘보는 미술’에 그치지 않고, ‘경험하는 시(詩)’와 같다. 수잔 랭거가 말한 “어두운 이의 마음을 비추는 작은 등불”처럼, 그의 회화는 관람자의 마음속 어딘가를 부드럽게 흔들며 긴 여운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개인의 미감에 호소하는 전시가 아니라, 동시대 생명성의 미학과 존재의 깊이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황태현 작가의 ‘그 바다 그 물결’은, 유한한 삶 속에서 무한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내면이자 우리 모두의 회귀 본능을 되묻는 치열한 형상의 울림이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