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남)는 오랜 고민 끝에 용기를 내 코성형 수술을 받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상담예약 때부터 수술 당일까지 성형외과 담당직원이 수시로 연락해 응원을 북돋아 준 덕에 무사히 끝마쳤다. 얼마 후 수술관련 궁금한 게 생겨 담당 직원에게 연락했는데 며칠째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병원으로 직접 연락한 끝에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몇 달 전 가슴성형을 받은 이모씨(여)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병원에서 수술 받은 친구가 여러 차례 무료 케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나는 수술 후 마사지는커녕 의료진을 만나기도 힘들었다”며, “제때 케어받지 못한 탓에 왠지 가슴모양이 짝짝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호소했다.
한국은 성형공화국으로 불린다. 뛰어난 의술과 임상경험 등 국내는 물론 외국서까지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일부러 관광을 올 정도다. 그에 반해 수술 후 애프터 케어 시스템은 아직까지도 앞선 한국 성형을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리스크는 오롯이 ‘내 돈 내고 수술 받는 환자’가 감당하게 된다.
◆ 국내 성형외과 수술 유경험자 698명 조사, 10명 중 5명(47.8%) 후관리(애프터 케어)에 만족 못한다
미용성형병원 아이디병원은 국내 성형외과 수술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2019년 5월 한 달간 온라인 무작위 선정 설문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성형수술 후 외모개선과 케어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39.3%가 '외모는 만족하지만 케어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외모·케어 모두 만족한다'는 32.7%, '외모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케어는 만족한다'는 19.6%, '외모·케어 모두 만족 못 한다'는 8.5%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케어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47.8%로, 10명 중 5명이 불만족 뜻을 표했다.
만족하지 못했던 케어로는 ‘회복관리(마사지, 치료, 소독 등)’ 가 42.5%로 1위, '집도의 만나기 어려움'이 27.2%, '직원들의 불친절'이 20.1%, '담당자 연락이 잘 안 됨'이 10.1%로 조사됐다. 추가 답변으로 염증이나 부작용이 생겼거나 부기와 회복이 늦어졌다는 의견도 있어, 한국 성형시장의 부끄러운 민낯이 확연히 드러났다.
◆ 수익성 때문에 돈 안 되는 케어 환자는 ‘뒷전’
병원은 수술비를 낸 환자보다 낼 환자가 더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이미 수술이 끝난 애프터 케어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일부 성형업계 관계자는 “성형외과는 국가 보험(비급여)적용이 불가한 진료과목 특성상 병원은 최대한 많은 환자를 봐야 이득이다. 이는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케어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며 문제점을 짚었다.
한편, 최근에는 여러 성형외과 병원들이 애프터 케어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변화를 도약한다. 케어만을 전담하는 직원을 채용하기도 하고, 수술 전 케어 일정을 미리 잡는 등 다양한 애프터 케어 시스템을 성형수술의 한 일환으로 삼는 듯 하다.
아이디병원 박상훈 대표원장(성형외과 전문의)은 “한국 성형의술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그에 발맞춰 애프터 케어는 뒷받침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는 비보험 진료인 성형외과의 특수성이 낳은 고질적인 문제다. 성형수술은 환자 개인의 체질, 환경, 살성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나, 부기나 흉터 등 예민할 수 있는 요소들은 애프터 케어로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하다”며 “한 성형외과병원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아이디병원부터 개선하려 한다. 변화된 애프터 케어는 이번 6월부터 실시됐으며, 각 개선점은 아이디병원 실제환자 및 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귀담아 규정됐다. 환자를 위한,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수술 전후 똑 같이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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