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공연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가수와 세션, 스태프들의 스케줄표는 거의 쉼표 없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올해는 홀수 연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건강검진이 진행 중이어서, 12월 안에만 예약하면 국가지원 혜택으로 기본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늦은 밤 리허설과 지방 이동이 반복되는 생활일수록, 한 번쯤 공식적인 검진을 통해 간 기능, 체력, 순환계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건강검진과 함께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보험 청구 여부다. 이미 검진을 마친 음악인들 가운데에는 대장·위용종이나 위용종 절제, 자궁·유방 관련 여성질환, 뇌·심장 순환계 이상 등으로 추가 검사와 시술을 받았음에도, 실손보험과 진단비를 제대로 청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자주 들린다. 진단서와 수술 확인서, 영수증을 제출하면 보장이 가능한데, 바쁜 공연 일정과 녹음 스케줄 때문에 서류 준비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대로 흘려보내는 경우다. 이는 사실상 본인이 준비한 안전망을 스스로 사용하지 않는 셈이 된다.

아직 검진 전이라면, 건강검진을 ‘단독 이벤트’로 두지 말고 보험 점검과 한 세트로 묶는 시각이 필요하다. 현재 가입한 실손보험, 각종 진단비·수술비 특약, 뇌·심혈관 특약 등이 어떤 검사와 어떤 진단코드에 대응하는지 미리 확인해 두면, 검진 과정에서 선택해야 할 항목과 추가 검사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특히 허리·관절, 청력, 성대·후두 관련 검사는 음악인의 직업적 특성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장기 활동을 위한 보장 구조 안에 제대로 포함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크다.

무대 위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수시로 점검하듯, 몸과 재정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일은 음악 활동 자체를 오래 이어가기 위한 기본 정비에 가깝다. 연말 건강검진과 보험 점검을 통해 혹시 모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미 발생한 진료비를 보장으로 보완한다면, 다음 해의 활동 계획을 세울 때도 마음의 부담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음악과 현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장비가 무엇인지 떠올려 보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악기가 아니라 한 번의 검진과 꼼꼼한 보험 확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