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갤러리가 기획한 초특급 프로젝트 시리즈의 일환으로, 강영희 작가의 스물두 번째 개인전이자 구구갤러리에서의 여덟 번째 초대전인 '나의 즐거운 여행'전이 2025년 5월 31일부터 6월 18일까지 서울 구구갤러리에서 열린다. 8년간 갤러리와 함께 호흡해 온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삶과 예술 사이를 관통하는 고요하고도 강렬한 여정을 담아낸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2024년부터 202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제작된 연작으로, 작가가 지속적으로 천착해온 주제인 ‘산이 산이 되기까지’, ‘생성’, ‘여행’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전시는 그간의 탐색과 응축을 넘어, 작가가 예술가로서 삶의 여정을 되짚으며 ‘자유’라는 키워드에 다가서는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대형 회화작 ‘나의 즐거운 여행’(145.5x112cm)은 자유롭게 휘도는 곡선과 직관적 색채의 흐름이 빚어내는 감정적 리듬이 인상적이다. 형상은 사라졌지만, 감각은 남는다. 푸른 곡선과 검정의 대비는 마치 시간의 강을 따라 흐르는 존재의 궤적을 연상케 하며, ‘여행’이라는 주제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닌 정신적 탐험임을 상기시킨다. 또 다른 대표작 ‘생성’(130x162cm)은 검은 입자와 강렬한 색채의 밀도를 통해 미지의 생명력이 틔어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강영희 작가는 색과 선, 여백과 흐름의 유기적 조율을 통해 평면 위에서 조형 언어의 가능성을 확장해왔다. 특히 ‘산이 산이 되기까지’*(91.1x116.8cm)에서는 흑과 백의 대비, 묵직한 붓질의 강약 조절을 통해 형상이 생성되기 전의 ‘존재의 진동’을 그려낸다. 그 안에서 ‘산’은 구체적 풍경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정체성과 같은 내면적 층위를 압축한 존재의 비유가 된다.

그의 회화는 추상으로 향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형식적 실험이 아닌 존재론적 질문을 품은 시각적 사유다. 따라서 강영희의 작품은 단순한 감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정지되고, 감각과 사유 사이의 균열 속에 멈추며 자신 안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번 전시는 “작품보다 중요한 것은 그에 이르는 여정”이라는 작가의 태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그림은 끝이 아니라 도달의 과정이며, 관람자는 그 여정의 동반자로 초대된다. 이처럼 ‘나의 즐거운 여행’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예술이라는 형식 안에서 삶의 의미와 감각의 여운을 되짚는 깊은 사색의 자리이다.

오프닝은 5월 31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리며, 관람은 구구갤러리(서울 양천구 목동 775-18)에서 가능하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구자민 대표(010-5263-6155) 또는 구구갤러리 이메일([guguent@naver.com](mailto:guguent@naver.com))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