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한가요신문) 노익희 기자 = 버려지는 보석 재료들로 독특한 작품을 연출하는 문경아 작가를 만났다.

선생님 그림 소재가 독특하네요.

문경아 작가 : 진주나 자개, 큐빅 같은 쥬얼리 소재를 다루며 액세서리를 만들다 보면 원재료의 아름다움은 무시되고 사람이 원하는 기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것들이 많아요. 나름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인데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습관처럼 모아뒀었죠.

어느 날 모아둔 쥬얼리 소재를 보다가 내가 혼자 갖고 있을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켜 사람들 앞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보석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히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됐죠. 그렇게 작가 활동이 시작됐어요.

그림을 전공하셨는데 다른 일을 하셨어요.

문경아 작가 :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학을 진학할 때 고민하지 않고 미대를 갔고 한국화를 전공했죠. 하지만 경제 상황 등으로 그림을 계속하지 못하고 쥬얼리 디자인을 하게 됐어요.

중국에 있는 한국회사로 취업해 쥬얼리 디자인을 하며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5~6년 전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때부터 제가 연구·개발한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구요.

'Mandala' 작품도 있습니다.

문경아 작가 : 하루하루 일기 쓰듯 작업하며 그날그날 중심 주제를 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재료를 선택해서 표현해요. 대부분의 경우 밑그림 없이 작업을 하는데 이는 틀이나 이야기를 미리 정하지 않고 저의 오감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중심을 유지하며 간격이나 공간, 밀도를 균형 있게 맞춰내고 있어요.

사실 저는 수행하는 느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시작이 그러했듯 누군가의 기준에 의해 버려지거나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고유의 소중함을 느끼려 해요. 결함이 있다고 분류돼 쉽게 버려질 뻔한 것들도 사실상 아무 문제없으며 충분히 가치 있게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그래서 아름다움으로 재탄생시키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크게 느끼구요.

페인팅 작업도 시작하셨다구요.

문경아 작가 : 단체전으로 세 번의 전시회를 가졌어요. 모두 보석 재료를 가지고 작업했는데 페인팅 작업도 시작했어요. 한국화를 전공해서인지 한국화의 소재와는 많이 다른 오일이나 유화로 작업을 해도 한국화의 기법이 베이스로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저만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 중에 있습니다.

선생님 자체 브랜드를 갖고 계시네요.

문경아 작가 : 이름은 'B,line jewelry'이구요. 직접 개발하고 디자인해서 생산하고 있어요. 대량으로 필요할 때는 OEM 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하고 소량일 때는 직접 제조해요.

B,line jewelry 'BRILLIANT CLASSIC SET(사진= 문경아 작가 제공)


'B,line'의 특별함이 있다면요.

문경아 작가 : 쥬얼리의 이름이 'B(basic) Line'인건 기본에 충실할 때 가장 반짝이고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해서예요. 적당히 화려해 만족도를 높이되 건강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구요. 본드 같은 접착제는 쓰지 않으려 하고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죠.

까다로운 유럽 기준에 맞춰 알러지 프리로 제작을 하고 기본적인 소재 자체도 순도 높은 자재들과 정식 수입된 스와로브스키 소재로 엄선해서 제작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저희 고객들은 제품을 신뢰하고 재구매를 많이 하세요.

문경아 작가(사진= 노익희 기자)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경아 작가 : 무용하다는 기준을 두는 것 역시 옳지 않지만 그런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좌절했던 기억과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런 좌절을 통해서도 조화로운 부분을 만들어 가게 되고 새로운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을 되돌아보면 그게 바로 사람 사는 모습이라 생각해요.

쥬얼리 소재를 이용한 작업으로 저와 우리 모두의 안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주변의 많은 것들을 소중히 하구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그림 작업과 함께 사업도 해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