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민의 '한라산'

현정석 기자 승인 2024.09.06 21:46 의견 0

한라산 (Title)

흰 눈이 쌓이면 속으로 끓는 산 바람이 불면 속으로 앓는 산

사람이 오르면 속으로 품는 산 유채꽃 피면 일어서는 산

아방, 삼춘이 산으로 가고 어멍, 아주망은 마을에 남아

“걱정맙서, 굶지맙서” “도르멍 도르멍 갑서, 살아옵서”

총성이 울리면 속으로 우는 산 가슴 가슴에 무덤이 오르는 산

그대가 떠나고 돌아앉은 산 파도 춤추면 뒤척이는 산

골짝의 아방이 눈을 감으면 다랑쉬 오름에 별이 뜨는데

“걱정맙서, 굶지맙서” “도르멍 도르멍 갑서, 살아옵서”

아, 아아아, 한라산 (“걱정맙서, 굶지맙서”)

아, 아아아, 한라산 (“걱정맙서, 살아옵서”)

작사·작곡 황경민 편곡 최성은 프로그래밍/ 바이올린 – 최성은 기타 – 조인환 합창 – 김세경, 박영선, 신원석, 이현희, 정리움, 김병기, 박정규, 신미라, 온재하, 조윤서, 최정태

-관광의 섬, 힐링의 섬, 소비의 섬으로 전락(? 변화)한 제주를 인정한다. 그것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제주만 그런 것도 아니다. 온 국토가, 온 대지가 개발의 대상이고, 관광의 대상이다. 그러니까 이 시(노래)는 지리산으로, 여수로, 노근리로 바꿔 불러도 되는 노래다. 나는 이 노래의 시작을 동학농민혁명으로 잡았지만, 기실 제주는 그것보다 더 오래된 역사고, 그것보다 더 오래된 실존이다. 물론 노래는 제주의 4.3 항쟁이 주제다. 우연히도 노래의 시작은 4분의 3박자에서 4박으로 변하며 시작된다. 힐링과 관광과 소비를 탓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모든 행위가 역사를 뛰어넘을 수도, 역사와 따로 놀 수도 없다는 말이다. 4.3 걸어봐야 제주를 제대로 걷는다는 말이다.

저작권자 ⓒ 대한가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