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조나리전자음악단'이끄는 '인생살이'의 가수 '선 욱'

대한가요신문 승인 2023.07.14 14:08 의견 0
금천50플러스센터 두드림카페에서 '인생살이'의 선 욱 가수가 인터뷰를 마친 후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노익희 기자)


(서울=대한가요신문) 노익희 기자 =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잔잔한 미소가 아름다운 선 욱 가수(이하 선 욱)를 만났다.

선생님, 학창시절은 어떠셨어요.

선 욱 : 기차 선로가 단선이어서 도착한 기차가 후진으로 돌아나가야 해서 붙여진 이름 스위치백으로 유명했던 강원도 도계에서 자랐어요. 어렸을 때는 몸이 많이 약해 아팠던 기억만 가득해요. 중학교 때는 영양실조로 입원할 정도로 허약했구요.

그래서 항상 내성적이고 조용한 생활을 했어요. 7남매 중 6번째로 동생이 있었으나 항상 엄마가 걱정하시던 아픈 손가락이었고 그래서 막내처럼 자랐죠.

고등학교에 들어가며 몸이 회복되면서 성격도 조금 활발해졌어요. 중학교 3학년 때 가수 이선희를 보며 동경의 마음을 가지기도 했지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안했구요. 학교에서 교내가요제가 열렸는데 친구가 함께 나가자고 권해 듀엣으로 참가했어요. 친구랑 나는 떨어지고 우리 작은언니가 결성해서 참가한 팀이 1등을 했죠.

노래하시기 전에 직장 생활을 하셨네요.

선 욱 : 상업고등학교를 다녔기에 졸업하며 새마을금고에 취직을 했는데 히스테리가 심한 상급자로 인해 스트레스가 컸어요. 그래서 사무직을 그만두고 삼척농협의 판촉 업무직에 취업해 판매·영업 업무를 하며 오뚜기 회사의 직원으로도 근무했구요. 그러면서 성격도 더 밝고 명랑해졌죠.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도 잘 벌었지만 친구를 위해 카드로 돈을 빌려주고 편의를 봐주다 신용불량자가 됐고 엄마가 그 돈을 다 갚아주셨어요. 죄송하고 면목이 없어 아무것도 챙기지 않은 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어요.

서울생활은 어떠셨는지요.

선 욱 : 고향을 떠나 결혼해 살고 있는 언니 집에서 생활했지만 마음을 못 잡고 방황했어요. 술도 자주 마시고 귀가도 늦어지곤 했는데 어느 날 언니가 제게 편지를 써 머리맡에 뒀어요. 나를 걱정하는 마음과 내가 제대로 생활해야 한다는 언니의 진심이 담긴 글을 읽으며 많이 울었고 미안하고 또 감사했죠.

마음을 다잡고 취업해 직장을 다녔고 직장에서 만난 동료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아 기르며 전업주부로 살았는데 30대 후반쯤에 사업하던 남편이 여러 번 부도가 났어요. 재취업을 위해 고민하던 중 아모레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일이 제 삶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타 치며 노래하는 나리와 서기 (사진= 선 욱 가수 제공)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 거네요.

선 욱 : 집에서 육아를 하며 흐트러져 있던 모습에서 화장품 판매를 위해 화장은 물론 머리스타일과 옷에도 신경을 썼어요. 주변의 칭찬도 많이 들으며 판매 실적도 좋았고 또 나의 모습을 보고 화장품 판매업을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어 자부심도 느꼈구요.

직장에 같이 근무하는 언니들 그리고 동료들과 얘기 나누며 나 자신을 찾아가고 삶에 대한 태도도 변화됐어요. 더 긍정적이고 저 자신을 사랑하게 됐죠. 지금도 여전히 저를 찾는 고객들이 있어요.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월 장원에 오르셨어요.

선 욱 : 2008년도로 기억하는데 큰언니가 강릉MBC에서 주최한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입상해 주 장원에 올라 월 장원전을 앞두고 있었어요. 언니를 응원하러 갔다가 현장 즉석예심이 있어서 노래를 불렀는데 통과돼 본선에서 언니와 경합하게 됐고 제가 주 장원에 선정된 거예요.

몇 주 동안 우승해 월 장원에 올랐고 연말대회까지 나갔는데 아쉽게도 그 때는 수상을 못했어요. 사실 그 이전에 큰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 중에 주부가요열창에 나가보기도 했어요. 산후 우울증이 있었는데 그걸 극복하고 싶기도 했고...연습도 없이 갑자기 나가 예심을 봤는데 통과는 못했죠.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선 욱 : 10년 전에 미용실을 하는 아모레 화장품 고객이 있었는데 그 미용실을 들렀다가 기타를 갖고 있던 구창선 선생님을 만났어요. 어릴 때부터 기타를 배우고 싶었기에 구 선생님께 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고 기타에 대해 여쭤봤죠.

그 때부터 선생님께 기타를 배우게 됐는데 어느 날 제 노래를 들어본 선생님이 저를 직장인 밴드에 합류 시키셨어요. '매직'이라는 혼성밴드였는데 거기서 보컬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노래를 하게 된 거예요.

선 욱 가수가 채영석씨와 함께 '나리살롱'에서 노래하고 있다.(사진= 선 욱 가수 제공)

나리살롱을 운영하시네요.

선 욱 : 2019년에 금천구 시흥동에 라이브 감성포차 '나리살롱'을 열었어요. 어릴 때부터 편안하고 멋진 분위기의 호프집을 운영해 보고 싶었는데 노래를 하게 되면서 생음악이 함께하는 금천구의 핫플레이스를 목표로 시작한 거죠.

하지만 제대로 자리도 잡기 전에 코로나가 터지고 오랜 시간 동안 만연했어요. 주변에 아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지만 힘들었죠. 이제 코로나도 지나가고 아직은 어렵지만 즐거운 음악과 함께하며 살롱을 운영하고 있어요.

‘선 욱’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십니다.

선 욱 : 큰딸이 개명을 하고 싶어 해 찾아갔는데 개명해 주시는 분 말씀이 오히려 엄마인 저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하시며 선 욱이라는 이름을 주셨어요.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개명하기 꺼려하니 예명으로 쓰라 하시며 한 달 안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구요..

2021년에 직장인들끼리 모여 '조나리 전자음악단'을 결성해 장윤정의 '옆집누나'를 부르며 영상을 찍었는데 그 영상을 구 선생님이 오디션에 응시했어요. 그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해 영상으로 심사를 많이 했거든요.

카페 달고나에서 직장인 밴드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경연대회였는데 우리가 1등상을 받았어요. 예명을 받은 지 한 달이 되기 전이었는데 개명해 주신 분께서 말씀하신 좋은 일이 생긴 거죠.

‘조나리 전자음악단’ 외에도 채영석 오빠와 함께하는 혼성 듀엣그룹 ‘'나리와 서기' 그리고 여성 3인조 그룹 '퍼플레인줌마밴드'도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선 욱 가수의 1집 앨범 '인생살이' 커버 (자료= 선 욱 가수 제공)


2개의 음반을 내셨어요.

선 욱 : 옆집누나 영상을 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주최한 온라인전국대회 'K트로트' 오디션에도 응모했는데 5명이 선발돼 2차 오디션을 봤어요. 제일 먼저 도착해 노래를 불렀지만 제대로 못 불러 스스로 실망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제가 최종 선발 됐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모든 비용은 물론 '인생살이'라는 곡까지 받아 첫 번째 음반을 'J스튜디오'에서 내게 됐어요.

2022년에는 인연이 있던 음향 전문가 선생님이 작사·작곡하신 '그런 남자 없나요'라는 곡을 받아 2번째 음반을 냈어요. 이 곡은 구 선생님이 운영하는 기획사 'J2 뮤직'을 통해 발표 했구요.

봉사활동도 하시네요.

선 욱 : 올해 1월에 '국시나무' 봉사단을 조직했어요. 총 25명이 함께하는데 금천종합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고 있어요. 어르신들이 평일에는 무료 점심식사를 하시지만 주말에는 그것도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30명의 어르신께 12시부터 국수로 점심식사를 드려요. 식사 후 1시간 동안 음악 공연을 하는데 어르신들께서 정말 좋아하시고 식사보다 공연을 더 기대하신다고 말씀하세요.

선 욱 가수(사진= 방현옥 기자)

마지막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려요.

선 욱 : 앞으로도 노래활동 열심히 하고 기회가 되면 음반도 더 내고 싶어요. 나리살롱을 잘 운영해 돈도 많이 벌어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구요. 또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가서 노래할 거예요.

매직밴드, 조나리 전자음악단, 나리와 서기, 퍼플레인줌마밴드 멤버들 항상 고맙고 모두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 하길 바래요. 구창선 선생님은 물론이고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아주 많으세요. 항상 응원과 격려 보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꼭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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